J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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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세상 2008/09/25 16:06 by J이야기


고인은 말이없고, 죽음을 둘러싼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故안재환의 죽음은 '베르테르 효과'를 실감나게 할만큼 내게는 충격적이었고, 밥도 제대로 안넘어 갈만큼 가슴 아픈 일이었다. 평소 TV에서 보아온 그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웃음이 자꾸 떠올라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선희는 잘못없어요… 이뻐해 주세요"

경찰과 안씨의 측근들에 따르면 ‘선희야 사랑해’로 시작하는 고인의 유서에서 안씨는 결혼한 지 채 1년도 안돼 아내 곁을 떠나는 자신의 심정을 전하려는 듯 곳곳에 '미안하다'고 적고 있다.

특히 자살과 관련, 아내인 정선희에게 질책이 쏟아질 것을 우려하는 듯 '국민 여러분, 선희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선희를 이뻐해 주세요'라는 글귀도 적혀 있었다.

고인도 우려했겠지만, 나 또한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먼저 떠올랐던 것은 결국 나중에 고인의 가족들이 정선희에게 원망의 소리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물론 정선희에게 의문이 가는 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 정선희의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일방적인 의문일 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안재환의 가족들은 정선희 측과 직접 연락을 취하고, 의문이 생기면 가족끼리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대내외적으로 무턱대고 언론에 먼저 정선희가 의심스럽다느니, 출국금지를 요청한다느니 몰아갈 수가 있는가? 더군다나 촛불 시위 관련 발언으로 인터넷 상에서 비난이 난무하여 정선희 부부가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자신들의 발언 한마디가 얼마나 일파만파 큰 추측과 비난을 쏟아내게 될지 알면서 말이다.

오늘 안재환의 유서가 친필임이 밝혀진 가운데, 고인이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들을 그의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떠올렸으면 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정선희씨 혹은 그의 측근이 대신해서라도 하루 빨리 직접 의혹들을 해명하고 나서는 것이 고인의 죽음 후에 마치 진흙탕 싸움을 연상케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종결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 J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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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닥쏙닥J 2008/07/23 00:15 by J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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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인 A씨는 어느 날 어린 조카에게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됐다.

"치! 삼촌이 해준게 뭐 있어?"

귀를 의심케 하던 그 말. 순간 머리가 띵해져 뒷목을 부여잡으니 무릎이 푹 꺽이더라나. 그렇게 물고빨고 예뻐하던 조카가 이제 컸다고 삼촌한테 '해준게 뭐 있느냐'며 따지는 것이다.

누나네 네 식구와 부모님과 함께 사는 A씨는 조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태어날 때부터 시작해 백일, 돌잔치, 어린이 날 등 빠짐없이 선물에 돈을 아끼지 않았고, 주말이면 데이트를 포기하고 놀이공원에 데려가기도 했고, 엄마한테 혼나는 조카 역성 들어주는 것 또한 그의 몫이었다. 매일 거실 바닥에서 말 태워 주고 목마 태워주며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던 조카가 이제는 저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는다고 삼촌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이다.

심한 충격을 받은 A씨는 결국 그 날 이후 약 열흘 동안 조카와 말을 안하며 '삐침' 상태에 들어갔다. A씨의 얘기를 듣던 사람들은 덩치 큰 30대 남성이 어린 조카에게 토라진 일'을 두고 모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지만, 농담만은 아닌 것 같았다.

A씨의  부모님과 누나네 부부는 '아직 애가 어려서 그런거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것을 권유했다.

차라리 부모였다면 자식 키우는 게 다 그런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역시 애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며, 나도 부모의 가슴에 못박은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옛 생각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을터다.

그런데, 조카다. 한 집에 살면서 자식처럼 키우고 아꼈지만 따지고 보면 자식도 아니요, 일촌도 아닌 엄연한 삼촌 관계다.

어른들은 '결혼해서 니 애 낳아 봐라. 조카들이 눈에 들어오나'하며 조카를 사랑하는 것이 다 한때인 것을 상기시켰지만, A씨의 상처는 컸다.

하지만.. 그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조카는  초등학교 들어가서부터 못하는 말이 없더니, 마론 인형을 사주면 "이거 중국산아니지?" 묻질 않나, 다른 집 삼촌은 뭐뭐를 사줬다며 은근히 비교하질 않나, 얄미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나.


고보니,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내게는 17개월이 된 끔찍히 사랑스러운 조카가 하나 있다. 첫 조카라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쑥쑥 자라나고 있다. 잠 투정할 때 제 엄마보다는 할머니를 더 찾는 조카는 우리집에 웃음을 넘치게 하는 유일한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카보다 더 큰 복병이 있으니 바로 조카의 엄마, 즉 우리 언니다.

"우리 애기 OO사야하는데, 이번엔 막내이모가 사줄거지?*^^*"
"어~ 그럼그럼! 사 사~"

이런 대화가 한달에 두어번은 오고 간다.

퇴근하고 집에 오는 골목길, 저 멀리 세발 자전거에 올라탄 조카와 자전거를 밀어주고 계시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멀리서도 이모를 알아보고 좋아서 펄쩍펄쩍 들썩이는 조카를 재빠르게 들어올려 품에 쏘옥 안을 때는 정말이지 너무 행복하다.

내가 밥 먹을 때면 무릎에 살짝 올라 앉아서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자신이 먹고싶은 것을 가르킨다. 수박이 먹고 싶을 때는 '슈~~' 하면서 입술을 내밀고, 치즈가 먹고 싶을 때는 냉장고 앞에서 '치치 치치'거린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웃고, 같이 누워서 TV보다 잠들고, 저녁에는 같이 손잡고 산책을 나가면서 조카는 내게 너무나서 커다란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이 꼬맹이도 언젠가는 '이모가 해준게 뭐가 있어' 하며 투정을 부리겠지. 어쩌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 컸다고 철없이 볼멘 소리를 할 때면 서운함에 야속함에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내겐 천사같은 조카일 뿐이다.




-J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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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小說 2008/06/20 01:19 by J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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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씨, 이 책 읽어봤나? 난 반쯤 읽었는데 말이야 괜찮더라고. 00씨가 읽으면 아주 공감할거 같은데…."

A가 내게 와서 한 소설책을 두고 말을 걸기 시작한다. 아니, 어떤 내용이길래 내가 공감할 것 같다는 섣부른 판단일까. 매우 바쁠 때였으므로 나는 "아, 그래요?"하며 적당히 대답을 하고 무심히 외면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치명적인 아킬레스 건이 하나 있다.  

남들이 재밌게 읽었다는 책, 감동깊게 들었다는 음악은 반드시 꼭 찾아서 읽어보고 들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이 말한 책이 어떤 내용일까 참을 수 없을만큼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쨌든 결국 그 궁금함을 참지 못해 그날 당장 책을 구해 퇴근 길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로부터 이틀만에 모두 다 읽어버렸다. 책을 빨리 읽는 타입이 아닌데, 아주 깔끔하게 해치웠다.

장편소설 '스타일'은 1억원의 상금이 걸린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백영옥이라는 매우 동안의 외모를 갖춘 나이 서른을 넘긴 작가의 작품이다. 당선 당시 심사평을 보자.


“젊은 세대들이 소비하고 들여다보기를 열망하는 음식, 패션, 섹스 등의 세계를 매우 역동적으로, 수다스럽게, 대단히 잘 읽히는 문체로 그려냈다. 그러면서 장을 이어나가면서 점점 흥미로움을 점층시키는 구성이 아주 뛰어나서 손에서 떼어놓기가 힘들었다는 점, 작가가 어떻게든 상처받지 않고 더러운 세계를 견디면서 진정성을 지켜가려는 젊은이들을 자기 세대로 끌어안기를 전혀 피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하여 이 시대의 피상성, 깊이 없음을 쿨하게 잘 형상화했다는 점 등이 돋보인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새로운 감각의 작가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그들의 글쓰기는 처음에 매우 낯설었다. 소설이란 모름지기 깊이있고, 밀도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 대표적인 작가는 정이현이었다. 그의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처음 읽었을 때 적잖이 놀랐다. 작가가 들으면 기분 나쁠 말이겠지만, 잘 갖추어쓴 인터넷 소설같기도 했다. 하지만 글의 역량으로 볼 때 절대 만만찮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어떠한 소설을 두고 얘기할 때 '정이현 스타일이네'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 소설 어때?" 물으면 "음, 약간 정이현 소설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어쩌구 저쩌구"하며 답을 하는 식이다. 매우 도시적이고 가독성이 뛰어나며 일종의 쿨한 소설을 말한다.  

이제 소설속의 여주인공들은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야간 학교를 다니거나, 이혼한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해 홀로 꿋꿋히 일어서려 발버둥 치지 않는다. 세월은 흘렀고, 세상은 변했으며 이제는 더이상 먹고 살 걱정을 하는 주인공은 없다. 압구정동이 배경으로 나오고, 여주인공들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뚜껑이 열린 스포츠 카에 올라타 드라이브를 한다.

어쨌든 A의 말대로였다. '스타일'은 정말 심하게 공감이 갔다. 명품에 눈이 가면서도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싶어하는 그 이중성에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도 현실감 있었고, 결국 화해와 용서로 끝을 맺는 결말 또한 결코 싱겁거나 허무하지 않았다.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 소설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작가의 재치와 유머가 넘쳐 흐른다.

그런데, 과연 남자들이 읽어도 재밌을까는 의문이다.




- J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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